뉴욕 시니어들 외출이 무섭다
65세 이상 고령의 뉴요커들을 표적으로 삼은 범죄가 빈번한 탓에 고령층들이 여전히 위축된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뉴욕타임스(NYT)가 뉴욕시경(NYPD)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도한 데 따르면, 2022년 발생한 65세 이상 노년층에 대한 강도·중범죄 등 폭력 범죄는 1년 전 대비 약 10% 증가했다. NYT는 “전체적으로 범죄율이 올라간 것은 맞지만, 범죄 기사를 접한 고령의 뉴요커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특히 크다”고 보도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노인·시니어센터 방문객 수다. 예전처럼 매일 노인센터를 찾던 이들의 비율이 줄었다는 것이다. 중국계 미국인 기획위원회(CAPC)가 운영하는 노인센터는 팬데믹 전엔 매일 300~500명이 방문했지만, 현재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하루 평균 150명이 방문하던 브롱스 시니어센터 역시 방문객이 70~80명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상황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완화했지만, 센터에 오가는 길에 노인을 타겟으로 삼은 범죄가 발생할까봐 두려움을 느낀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NYT는 “일부 고령 뉴요커들은 센터 측에 셔틀 차량을 요청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인 뉴요커들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뉴욕에 30년 넘게 거주했다는 한인 여성 김 모씨는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겨 가족들에게 손해를 끼칠까 봐 꼭 필요할 때만 외출하고, 전철을 탈 때는 지인들과 함께 탑승한다”고 말했다. 뉴욕 한인봉사센터(KCS) 등에서 주최한 자기방어 강의에도 많은 한인이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전문가들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고령층을 위한 더 많은 자원과 공공안전도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라큐스대 연구에 따르면, 뉴욕주민 6명 중 거의 1명꼴, 약 320만명의 뉴욕주 거주자가 65세 이상이다. 특히 뉴욕시 65세 이상 인구는 2040년까지 14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뉴욕주와 뉴욕시정부 역시 노인 대상 범죄에 대한 심각성은 인지하고 있다. 뉴욕주는 ‘고령화 마스터 플랜’을 마련하고 있는데, 안전 부분에 대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시는 고령층이 범죄 대상자가 됐을 경우, 손쉽게 신고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 중이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시니어 뉴욕 시니어센터 방문객 뉴욕 한인봉사센터 뉴욕 시니어들